케이온 와이드



거짓말쟁이 왕자와 고민하는 공주님 - whirlpool 게임

동화를 중심으로 한 오리지널 설정과 세계관이 특징인 작품
좀 여성적이고 낮 간지럽고 완성도도 부족하긴 한데, (이건 남성향보다는 여성향에 어울릴 그런 소재다)
이걸 '나쁘다'는 말로 정리하고 싶지는 않은 그런 귀여운 매력이 있다.

조금은 과장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로 성대한 짜임의 설정에 비해,
그 설정을 이용하는 메인줄기(프린센스 신드롬 관련)는 전체적으로 뭐라 표현하기 힘든 엉성함이나 부족함이 느껴지는 편
주인공의 갈등 요소나 '세계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도 분명히 이야기적으로 앞뒤가 맞긴한데...
이 성대한 세계관에 이 정도 이야기가 과연 최선이었는가... 싶은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개별루트, 정확히는 캐릭터와의 연애 이야기 부분은 불만 없이 아주 우수한 구성이었다.
최신 순애물의 필수이자 표준 장비인 이챠러브 요소도 완비하고 있었고,
오리지널 세계관을 풀활용해서 따뜻한 교훈 하나씩 던져주는 결말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에로도 3+1로 충분한 편이었고 말이다.

인상적인 건 개별루트로 들어가도 다른 히로인들이 빈번하게 등장하면서 '연인이 아닐 때의 매력'을 크게 어필해 온다는 점
개별 루트에 들어가면 슬그머니 공략 대상 외 히로인이 증발하는 야겜이 대다수인지라,
이렇게 '연인이 아닐 때의 관계'를 그려준 점은 상당히 평가해주고 싶다. (심지어 '연인이 아닐 때'가 더 매력적인 히로인도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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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 매력은 이즈미와 여동생
이야기의 매력은 미캉과 리이나.
최애캐는 리이나에 한표

특이하게도 여동생이 굉장히 키가 크게 설정 되어 있는데,
주인공은 그보다 더 커서 그 '장신 여자'의 매력이 잘 안산게 조금 아쉽다.

*이즈미

뭔가 제작진쪽에서는 츤데레적인 뉘앙스로 소개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멍청 모에 같음ㅋㅋ
세상물정을 잘 몰라서 전체적으로 뭔가 얼빠진 모습을 자주 보이고,
거기에 특유의 말 더듬기와 졸린 표정이 더해지면 이게 엄청 멍청귀염 돋는다.

양과자점의 그 불쌍귀염한 히로인이 생각난다.

 

*세이코

마이페이스 거대 여동생
마이페이스 성격을 굉장히 잘 살려서 작품의 개그축으로 대활약한다.
오빠에 대한 데레도 쯘도 아주 비율 좋게 있고, 캐 자체의 디자인도 독특한(거대하다!!) 우수한 캐릭터
시나리오가 약한게 유일한 흠이라면 흠

여동생 점수는 상에 가까운 중

 

*미캉

선택과 후회와 고민에 대한 이야기
캐 자체는 좀 무미건조한 편인데 이야기가 참 도덕적이고 좋았다.
다 읽은 후에 '아, 참 좋은 이야기를 읽었다...'하는 포근함을 느낀게 기억에 남는다.
고민하는 히로인은 자칫 잘못하면 짜증 유발 히로인이 될 수 있는데 이점을 잘 조절했다는 점에도 호평을 내리고 싶다.

근데 미캉이 생산하는 우유를 마시는 씬이 하나도 없는건 야겜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된다.
당연히 마셔야 하는거 아닌가......

 

*리이나

다른 히로인들은 다 고만고만 한데, 리이나는 캐와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압도적이다.

['타인에게는 이해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먼저 대화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해를 해주는 단 한 사람'에 빠진다]는 이야기라든지
[포기로 얻어지는 마음의 안정이나, 여유를 없앰으로 얻어지는 마음의 안정]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성격이 변한게 아니라, 겨우 나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사람을 발견한 것 뿐] 같은 이야기라든지...

이런 감성적인 부분을 직접 건드리는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다.
이게 너무너무 공감이 가더라 이 말이지

그리고 이 묘사에 공감을 하고 있는 자를 저격하는 전개가 바로 뒤를 잇는다.
[아무도 모를 것 같았던 나의 쓸쓸함을 이해해주고, 그 쓸쓸함을 이해하기 때문에 서로가 가장 잘 아는 방법으로 서로를 배려] 해주는 신 들린 전개...
진짜 세상에 아무 것도 다 필요 없고 오로지 그대만 있어도 살 수 있을 것 같은
그 모든 걸 이해 받는 느낌이 여기에 있더라...

여기서 끝이 아니고 마지막에 [나와 그대의 차이에서 오는 질투와 쓸쓸함]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니 이건 뭐...
(이게 사실 제일 포인트다. 연인 관계의 긍정적인 측면만 다루는 야겜 세상에선 엄청 보기 힘든 묘사임)

와... 진짜 '영혼이 통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건가 싶었다.
아마 이 작품은 이 캐릭터의 이 시나리오가 쓰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차원이 다른 시나리오
보편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일지 아닐지는 확답을 못내리겠는데,
적어도 난 야겜에서 이 정도로 '통하는' 캐를 본 건 처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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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요약하자

성대한 설정에 비해 그 설정을 이용하는 이야기의 퀼리티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 편이지만,
캐릭터 개별 이야기는 캐 모에를 중시하는 사람과 시나리오를 중시하는 사람, 모두를 충족 시키는 만족스러운 짜임이었다.

그리고 요즘 아주 기본도 안된 작품을 너무 많이봐서 인지,
이 작품처럼 문장 양호, 캐릭터 양호, 기승전결 양호한 '튼튼한 기본기'를 갖춘 작품이 눈물나게 반갑기도 하다.

설정에 크게 힘을 쓰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
가장 힘을 들인 루트(리이나)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도 그렇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성장할 가능성이 보이는 메이커의 작품이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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